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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맹은 깜박 속는 교묘한 노트북 홍보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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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맹은 깜박 속는 교묘한 노트북 홍보문구

봉성창 기자/ bong@zdnet.co.kr 2013.08.27 / AM 09:57 노트북 , 듀얼코어 , 쿼드코어
유통 업계에 존재하는 불편한 진실 하나. 판매자들은 특정 제품을 팔 때 더 많은 이윤이 남는다. 이른바 ‘인센티브’가 걸려있는 제품을 팔 경우다. 원래 마진에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별도의 보너스가 붙는다. 제품의 좋고 나쁨과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손님에게 권해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게다가 양심에 가책이 느껴질 정도로 질 나쁜 제품도 아니다. 게다가 주로 인센티브가 붙는 제품은 대부분 제조사들이 전략적으로 미는 최신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

 

판매자들의 부도덕함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요컨대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과 판매자들이 팔고 싶은 제품이 서로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뜩이나 복잡하고 어려운 전자 제품은 미리 잘 알아보고 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특히 PC 제품들은 각 부품의 성능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CPU, 메모리, 저장장치, 그래픽카드, 무게, 해상도 등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한 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IT 분야에 박식하지 않아도 업무나 학업을 위해 노트북이 필요한 사람은 대단히 많다. 

 

용산전자상가는 무섭고 온라인은 왠지 믿음이 잘 가지 않는 이들은 결국 근처 가전 매장을 찾는다. 혹은 우연히 TV 채널을 돌리다 본 홈쇼핑 쇼호스트의 친절하고 자세할 뿐 만 아니라 저렴한 가격에 전화기를 드는 경우도 적잖다.

 

그러나 큰맘 먹고 구입한 노트북을 IT에 대해 잘 아는 주변 지인 들에게 자랑하면 표정이 그리 밝지 않다. 속은 것 까지는 아닌데 비싸게 샀다는 평가에 괜히 마음만 상한다. 도대체 무슨 차이일까?

 

최근 가을 신학기와 연말 시즌을 겨냥해 노트북 및 PC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IT 초보들이 흔히 현혹 당하기 쉬운 성능 설명 및 용어들을 알아봤다. 

 

■ “성능 따지시는 고객님. 이 쿼드코어 노트북은 어떠세요?” 

 

과거 LG전자가 옵티머스2X를 출시하면서 대대적인 공중파 광고를 통해 대중화 된 IT 용어가 바로 ‘듀얼코어’다. 이후 코어 수가 4개인 쿼드코어, 6개 헥사코어, 8개 옥타코어까지 등장하면서 어느덧 고성능을 지칭하는 마케팅 용어로 변질되기에 이른다. 

 

물론 코어 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다중 작업에 유리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노트북에서 쿼드코어가 필요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다중코어를 제대로 활용하는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이다. 주로 다중코어를 쓰는 프로그램으로는 고사양 3D 게임이나 혹은 동영상 인코딩 프로그램을 꼽을 수 있다. 따라서 쿼드코어 CPU는 노트북 보다는 데스크톱PC에 좀 더 잘 어울린다.

실제로 최근 시장에 출시된 제품들을 살펴보면 더욱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100만원 전후 경량 노트북 중에는 듀얼코어 제품이 쿼드코어 제품보다 대체적으로 성능이 더 낫다는 것이다. 여기서 듀얼코어는 인텔 i5 혹은 i3 코어 프로세서고 쿼드코어는 AMD A6 프로세서를 말한다. 성능은 벤치마크 결과 인텔 제품이 좀 더 앞선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계자 평가다. 

 

비단 i5 뿐만 아니라 노트북에 들어가는 인텔 CPU는 전부 듀얼코어로 설계됐다. 쿼드코어는 별도의 외장 그래픽카드가 달려있는 고성능 노트북에 장착되는 i7 코어 프로세서 일부에 한한다. i7 중에서도 뒤에 MQ 혹은 HQ라는 수식어가 달린 제품만 쿼드코어이며, 울트라북용 i7 코어 프로세서는 듀얼코어다. 

 

따라서 현재 출시되는 2kg 미만의 경량 노트북은 듀얼코어가 쿼드코어에 비해 성능이 더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시점에서 쿼드코어라는 설명에 현혹될 필요가 전혀 없다. 

 

■ “우리 아들 사주려는데, 이 노트북 용량이 얼마에요?” 

 

‘쿼드코어’가 그래도 PC 관련 지식이 어느 정도 있는 젊은 소비자 층을 설득시키기 위해 동원되는 말이라면, IT 지식이 희박한 중장년층 소비자 들에게는 ‘용량’이라는 말이 더 친숙하다. 

 

이는 과거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용량이 가격을 결정짓던 시절에 흔히 사용되던 용어다. 컴퓨터 용량이라는 표현은 다소 모호한 측면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저장공간 용량을 의미한다. 

 

실제로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르는 나이든 손님들은 컴퓨터 저장 공간에 관심을 많이 보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물건을 파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 시점에서 128GB 용량 노트북과 500GB 용량 노트북 중 어느 것을 사야할까? 물론 용도상 넉넉한 저장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여기서 대체적인 정답은 128GB다. 

 

여기서 128GB 용량이란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를 의미하며, 500GB는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를 의미한다. SSD 장착 여부에 따라 체감 성능이 큰 폭으로 달라질 뿐만 아니라, 가격 역시 128GB SSD가 장착된 노트북이 500GB HDD보다 다소 비싼 편이다. 게다가 무게나 사용시간 등에서도 SSD가 다소 우위에 있다. 

 

특히 대부분 노트북 제조사들은 같은 모델이라 하더라도 CPU, 저장장치 등으로 모델을 세분화 해 시장에 내놓는다. 당연히 사양에 따라 가격도 차이가 크다. 겉모습이나 혹은 모델명이 같다고 해서 동일 제품이라고 생각하고 샀다가 원래 가격보다 더 비싸게 사는 경우도 적잖다. 

 

■ “역대 TV 홈쇼핑 중 최고 사양의 노트북을 방송 중에만 최저가로...” 

 

홈쇼핑 만큼 IT 제품을 간결하면서도 흥미롭게 소개하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정말로 중요한 정보는 말하지 않거나 혹은 좀 더 그럴싸한 말로 대체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난 18일 모 홈쇼핑에서 방송된 한 노트북 제품을 살펴봤다. 지난 7월 출시된 최신상 세일 제품이라는 설명이 붙었으며 옵션에 따라 80~90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우선 CPU는 쿼드코어라는 말만 붙었을 뿐 자세한 설명은 없었다. 단지 듀얼코어는 고속도로로 따지면 2차선이고 쿼드코어는 4차선이니까 그만큼 빠르다는 설명이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 영상과 함께 소개됐을 뿐이다. 제조사는 어디고 실제 성능은 어느 정도인지는 결코 말하지 않았다. 외장 그래픽 카드의 메모리가 1GB라는 광고 문구는 있지만 정작 이 제품의 화면 크기가 15.5인치 이면서도 해상도는 1366x768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방송이 끝날 때 까지 절대 말하지 않는 수많은 것 중 하나가 바로 노트북에서 중요한 선택 기준 중 하나인 무게다. 해당 제품을 실제로 찾아보니 2.33kg 였다. 15.5인치 노트북 치고는 준수한 수준이지만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이 가방에 넣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다소 무게감이 있다. 

 

홈쇼핑에서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노트북 PC를 파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역대 최고 사양은 결코 아닐 뿐더러 최저가는 더더욱 아니다. 단지 12개월 혹은 24개월 무이자 할부가 곁들여진 정상 가격에 제품을 판매할 뿐이다. 

 

PC업계 한 관계자는 “홈쇼핑에서 파는 PC제품은 대부분 홈쇼핑이 아니면 시중에 판매하기 어려운 모델이라고 보면 된다”며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부분에서 원가를 절감해 홈쇼핑을 겨냥한 모델을 만드는 경우가 일반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출처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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