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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News/Networking

미국, 인터넷 주소자원 관리 손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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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주소자원이 2015년이면 미국에서 민간의 품으로 간다.

미국 상무부 산하 통신정보관리청(NTIA)은 인터넷 주소자원 관리 기능을 국제 다자간 협의체에 돌려준다고 3월14일 발표했다. 1998년 미국 정부가 인터넷 주소자원을 관리한 지 16년 만이다.

지구촌 어디에서나 웹브라우저 주소창에 www.bloter.net을 입력하면 ‘블로터닷넷’이란 웹사이트로 접속한다. www.bloter.net이란 이름이 블로터닷넷의 서버로 인터넷 사용자를 잇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www.bloter.net이란 주소가 다른 곳과 겹치지 않고 오로지 블로터닷넷과 연결된 점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 일을 그동안 미국의 국제인터넷주소자원관리기구(ICANN)가 NTIA와 계약을 맺고 해왔다. 이 계약이 오는 2015년 9월30일 끝난다.

NTIA가 국제 사회에 이양하려는 인터넷 주소자원 관리 기능은 크게 2가지다. 루트 존 파일 관리와 최상위 도메인을 루트 존 파일에 업데이트하는 일이다. 이 두 가지 일을 ICANN 산하의 인터넷할당번호관리기관(IANA)이 맡았고, 실제 업무는 미국 기업인 베리사인이 했다. 이 과정은 NTIA가 베리사인과 조달 계약을 맺는 형태로 진행됐다.


전응휘 오픈넷 이사장은 “ICANN을 만들 때부터 루트 서버에 대한 운영을 민간에 넘긴다는 원칙이 있었다”라면서 “어느 시점에 할지가 미국 상무부에 달렸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미국 상무부는 ICANN에 몇 가지 숙제를 냈는데 그 숙제가 지체되면서 시점이 연기됐다”라고 설명했다.

세계 인터넷 주소자원을 관리하는 데 미국 정부는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 한글 인터넷 주소나 ‘닷숍’, ‘닷런던’과 같은 새로운 도메인 이름을 만드는 일은 ICANN이 결정했다. ICANN은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을 모두에게 공개했고, 논의에 참여할 문을 열었다. 다만 ICANN이 최종적으로는 미국 정부와 계약을 맺고 일했던 것이다. 실제 업무를 수행할 조달 계약에 주인이 미국인이고 미국에 법인을 둔 기업만 입찰할 수 있었다.

이 구조 때문에 국제 사회에선 미국 정부가 인터넷 주소자원을 쥐락펴락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ICANN이 미국 정부와 계약을 맺고 세계 인터넷 주소자원을 관리하는 지금 상황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 전 미국 국가안보국(NSA) 요원이 미국 정부가 세계 인터넷을 감시·감청한다고 폭로하면서 이 주장의 강도도 세졌다. 특히 NSA의 감시·감청의 대상이 된 브라질 대통령은 2013년 9월 유엔회의에서 새로운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인터넷 커뮤니티는 이 주장에 힘을 실었다. 2013년 10월, ICANN과 IANA의 기능을 국제 사회에서 맡아야 한다는 성명이 나왔다. ICANN과 아프리카망정보센터(AFRINIC), 미국인터넷번호등록협회(ARIN), 아시아태평양망정보센터(APNIC), 인터넷아키텍처위원회(IAB), 인터넷엔지니어링태스크포스(IETF), 인터넷소사이어티(ISOC), 남아프리카카리브지역인터넷할당번호관리기관(LACNIC), 인터넷기술지원단체(RIPE NCC), 월드와이드웹컨소시움(W3C)은 이른바 ‘몬테비데오 선언’을 발표했다.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몬테비데오 선언을 하고 한 달 뒤 파디 셰하디 ICANN CEO는 브라질 대통령을 만났다. 그는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에게 인터넷 거버넌스의 틀을 논의하는 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다. 금세 회의 날짜와 주제를 정했다. 회의 이름은 ‘인터넷 거버넌스의 미래를 논의하는 글로벌 이해관계자 회의’이고, 2014년 4월23~24일 열기로 했다.



NTIA 발표는 브라질 회의를 한 달 앞두고 나왔다. 이제 공은 국제 사회에 달렸다.

스테판 크로커 ICANN 이사회 의장은 “미국정부는 관리 권한을 국제 사회로 이양할 것을 오랫동안 생각해 왔다”라면서 “최선의 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이제 국제 사회의 이해당사자들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ICANN과 미국 정부 사이의 관계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 국제 사회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NTIA는 인터넷 주소자원 관리 기능을 국제 다자간 협의체에 이양한다면서 4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조건은 ▲다자간 협의 모델을 강화하고 ▲인터넷 DNS의 보안, 안정, 탄력을 유지하고, ▲IANA 서비스를 쓰는 소비자와 제휴사의 기대 요구를 충족하면서 ▲인터넷의 개방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NTIA의 일을 정부가 주도하는 조직이나 정부간 조직에 맡겨선 안 된다고 NTIA는 밝혔다.

파디 셰하디 ICANN CEO는 “글로벌 다자간 기구 프로세스는 참여에 의해서 결정되며, 의견을 취합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2015년 9월까지 ICANN의 일을 글로벌 다자기구가 관리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정리된 절차를 만들 것”이라고 3월14일 소감을 밝혔다.

이양 절차에 대한 논의는 브라질 회의에 앞서 3월 23~27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49회 ICANN 공개 회의에서 먼저 이루어질 전망이다.

                                 출처 : http://www.bloter.net/archives/185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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